비전공자로 취직하기(트레이너 편) Finding a job as Non-major(fitness coach)

문과 출신 비전공자가 트레이너로서 일자리를 얻기 까지.

 

문과출신 비전공자로서 처음 체육 쪽(?)에 뛰어들었을 때는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진짜 막막했다. 그래서 헬스장 가서 다짜고짜 직원분 아무나 붙잡고 물어볼까 생각했었다...

 

 

도대체 어디부터가 흔히 아는 '트레이너'의 기준이며, 
트레이너로 취직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주변에 체육대학으로 진학을 한 친구들이 있어서 물어보니, 우선은 스포츠지도사2급을 취득하라고 했다.

물론 스포츠지도사가 없어도 일은 할 수는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자격증이라고 했다. 

또한 트레이너와 관련된 국가공인 자격증 중에 가장 기초이기도 하다.

 

실제로 체육시설에서는 해당하는 인원의 체육지도자로 분류되는 국가공인자격증(스포츠지도사2급포함) 소지자를 배치해야한다.

 

하지만 당시에는(2015년 초 기준) 스포츠지도사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봐도 나오는건 스포츠지도사 후기 정도? 서점에서 책을 사서 얻는 정보 외에는 거의 정보가 없었다.
(유튜브에 동작에 대한 간단한 설명 정도는 있었지만, 필기 시험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일정을 확인해보니, 필기 시험-실기시험-연수 까지 생각보다 일정이 길었다. 

생각보다 긴 연수 기간. 당시 기억으로는 평일은 수업을 듣고 주말에 현장실습을 다녀오고 보고서를 썼었다.

 

딱히 꼭! 트레이너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건 아니었지만, 
군대에서 사람들이 운동을 통해 밝아지는 모습을 보고 느꼈던 보람에 대한 갈망과
후에 내가 다룰 수 있는 무기가 많아서 나쁠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휴학을 결심하고, 
스포츠지도사2급 취득을 위해 필기와 실기대비를 시작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휴학까진 필요없었을 것 같지만, 당시에는 체육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너무 어렵고 막막하게만 느껴졌었다.
(게다가 체대에 진학한 친구들도 당시에는 군대에 있거나, 아직 스포츠지도사를 따지 않은 상태였기에 더욱 막막했다.)

필기시험에 대해서는
서점에서 사온 책 1권을 3회독 정도하고 최대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식으로 공부를 하고,
(생각보다 과목이 많다. 운동역학, 운동생리학, 스포츠심리학, 스포츠윤리학 등등..)

실기시험에 대해서는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올라온 실기 검정 기준 등을 참고하여 진행을 하였다. 
(무조건 실기검정기준으로 채점이 진행되니, 꼭 이에 맞춰서 실기를 준비해야 한다)

(체대에 진학한 친구들도 당시에는 군대에 있거나, 아직 스포츠지도사를 따지 않은 상태였기에 당시에는 막막했었지만)
필기의 경우,
비전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수능급 혹은 대학전공시험 정도급의 어려움?을 생각했던 나에겐 생각보다 쉬웠고,
실기의 경우,
구술은 생각보다 1개 정도는 틀려도 괜찮은 분위기였고, 실기에 있어서는 디테일이 조금 아쉬워도 기준에만 만족하면 합격을 주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스무스하게 통과가 가능했다.

그렇게 합격 후, 생각보다 길었던 연수까지 마치고 스포츠지도사 2급을 취득했다.

lv.0에서 이제 lv.1로..!

하지만 금새 또 문제에 봉착했다.

 

 

바로 일자리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사람인'이나 '알바몬' 같은 메이저? 구인구직 사이트에도 종종 트레이너 구인에 대하여 공고가 올라오지만, 최소한 그 당시에는 정말 지역별로 0~2건 정도 뿐이었다. 

보통 업계마다, 업계 사람들을 위한 community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보통 이런 community에서는 다양한 정보 뿐 아니라, 공고 또한 올라오며 이를 통해 채용이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체육업계에선 말그대로 완벽한 타인 이었던 내가 그런 커뮤니티의 존재를 알리 만무했다.

나는 또 다시 체대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했고, 그들만의 community를 알아낼 수 있었다!

바로 '스포드림'이다.

체육계의 구인구직 게시물이 가장 많이 올라오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당시에도 이미 DAUM에서 NAVER로 대세가 기울었던 시점이라서,
크게 기대 안하고 들어갔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큰 커뮤니티였다.
(스포드림 네이버카페도 개설하였지만, 2022년 현재도 Daum쪽이 회원수가 6배 이상 더 많다.)

아무래도 체육시설을 운영하시는 관장님, 사장님들에겐 DAUM이 조금 더 친숙했고, 이미 많은 것을 DAUM카페에서 쌓아오셨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몇몇 협회에서는 현재도 DAUM카페를 홈페이지 삼아 운영중이다. 또한 업계 고수분들의 글도 DAUM카페에만 존재하기도 하므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다른 구인구직 사이트에도 트레이너와 관련된 공고가 어느정도 올라오지만, 현재도 단연 스포드림이 가장 활발하다고 볼 수 있으며, 트레이너들의 'Linked In'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보니 스포드림 광고처럼 되어버렸지만,
그만큼 그 당시 나에게는 다양한 공고로 가득찬 스포드림은 신세계였다. 
그렇게 나는 공고들을 탐색하다가 한 헬스장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면접에서는 어떤 것을 볼까?

어느 업종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함'이다. 이것은 트레이너란 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아쉽지만 '트레이너'라는 업은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그래서 나와 같은 비전공자도 일 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직업의 공통된 문제 중 하나는 직업에 대한 열망 혹은 의식 등 또한 낮다. 
그로인해 자신의 직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 
(직업을 가지기 위해 들인 노력과 직업에 대한 열망은 어느정도 비례한다고 본다.)

지금도 종종 보이긴 하지만, 사측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 사람을 뽑았는데 며칠 일하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이다. 
자신의 직업이 소중하고 들인 노력이 컸다면 과연 이런 행동을 쉽게 할 수 있을까 싶다.
(설마 있을까 싶지만, 세상은 넓다. 3일 나오고 갑자기 다 차단하고 안나오는 사람부터 코로나 걸렸다고 일 그만두겠다고 하더니 sns에는 놀러간 사진이 수두룩 한 사람부터 모두 실화다..어느 일을 하든 이런 사람은 되지말자.)

그래서 실제로 공고를 보고 면접을 보러가면 사측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성실함'이다.
경력직을 뽑는다면 모르겠지만 비경력직이라면 어차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면접에서 실력을 주요하게 보지는 않는다.
일단 '성실함'이 갖춰지지 않으면 사실 실력은 사측 입장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중요한건, 지각하지 않는것, 배움에 꾸준함을 가지는 것, 회원을 성심성의껏 대하는 것 등을 아우러 말할 수 있는 '성실함'이다.

게다가 '트레이너'는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처럼 누가 나가면 단순히 다른 사람으로 채워넣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트레이너가 대충대충 한다거나 갑자기 사라진다거나 하는 성실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그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많은 시간을 대면한 해당 트레이너가 회사의 이미지를 80%정도 결정하기 때문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비경력 신입으로 면접을 본다면 가장 중요한 건 '성실함'이다.
보통은 사측에서도 '실력은 있지만 불성실한 경력자' 보다는 '성실한 아직은 실력 없는 비경력자'를 더 반긴다.

불성실하면 결국 회원의 마음이 돌아서게 되어있다.
실력이 좋아도 인성이 나쁘면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 수 없고, 상대방은 트레이닝에 따르지 않게 되거나 트레이닝 자체가 싫은 시간이 되어버린다.
또한 불성실한 사람의 실력은 계속해서 새로운 테크닉과 툴, 이론이 넘쳐나는 이 곳에선 금방 따라잡히고 만다. 

하지만 성실하다면,
계속해서 공부하려 할 것이고, 최신 트렌드도 잘 따라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실한 마음은 회원에게도 전달이 된다. 운동은 결국 본인이 하는 것이다. 회원의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래서 회원이 그 시간을 발전하는 시간, 즐거운 시간 등으로 인지한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Trust * Skill = Output

T * S = Output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 부끄럽지만...내가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느낀 공식이다.
공부든 운동이든 결국 스스로 해내야 하는 것이기에, 혼자서 자립하기 전 까지는 선생님(알려주는 사람)과의 신뢰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실함 만이 상대방에게 신뢰를 불러일으켜,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실하지 않아서 신뢰를 일으키지 못한다면, 의지와 열정 또한 시들해져 결국 결과가 안나올것이다.
그리고 위의 공식에 대입해봐도 답이 나온다. 신뢰가 없으면 스킬이 아무리 좋아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공부와 운동처럼 결국 스스로 해야 하는 영역에서만 가능한 공식이라고 본다.

모든 업이 마찬가지겠지만 성실하면 된다.

 

 

쨋든 그렇게 나는,

15년도에는 집 근처에서,
16년도에는 대학교 근처에서 파트타임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나름의 경력을 쌓으며 대학을 졸업하였고,
17년도에는 서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홍대 근처에서 자취를 하며 일을 하기도 했다.(당시 수도권에 살았지만 그래도 막연하게 서울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후 나를 좋게 봐주었던 다른 트레이너의 소개로 선수트레이닝 쪽에서 일하기도 하고,
코로나 이후로는 운동어플 쪽에 강사등록을 하여 수업도 진행해보고, 인스타와 주변 흥보를 통해 줌 온라인 수업도 진행해 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2편에서는 내가 경험해보았던 선에서, 
누군가 트레이너를 하고자 한다면 어떤 식으로 걸어나가면,
나와같이 헤매지 않고 조금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나름의 Roadmap과 현실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