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나의 아저씨’ 중 “인생이 덜 힘들거잖아요”

EP.1
나의 아저씨 中

부모님의 빚을 떠안고, 홀로 할머니를 모시며, 힘겹게 살아가는 지안이 말한다.
“전 빨리 그 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인생이 덜 힘들 거잖아요.”
그러자, 젊은 지안과 함께 걷던 중년들은, 생각에 잠긴 듯 천천히 걸음을 멈추며 지안을 쳐다본다.
그렇게 잠시 알 수 없는 눈빛을 보낸다.

이 드라마에선 좋은 대사가 참 많지만, 난 마지막 화를 다 본 오늘 까지도 이 장면이 가장 마음속에 감돈다.
서로 간의 오고가는 대화 혹은 감정의 극이 아닌 이 장면에. 말 없이 걸음을 멈추며 지안을 보던 중년들은 어쩌면 시간이 지나도 인생은 계속 힘들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버텼던 자신의 젊은 날을 알기에, 어쩌면 어른스럽게, 묵묵히 자신의 힘듦을 삼킨 것은 아니었을까. 이처럼 청년에게도 중년에게도 인생은 힘들지만, 모두가 힘듦에 무너지지 않고, 청년의 힘듦을 이겨내고 중년의 힘듦을, 중년의 힘듦을 이겨내고 노년의 힘듦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란다.

힘듦을 이겨내고 편안함을 얻는다 해도, 다시 또 다른 힘듦이 찾아 올 수 있다.
왜 이런 힘듦을 이겨내야 하는지 의문이고 그냥 무너져내리고 싶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이겨내야 할 힘듦이 있고 잘 이겨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당신에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당신도 나도 지금 이 힘듦을 이겨낸다면 이전보다 더 성숙해 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모든 생명이 유약한 모습으로 태어나 자신에게 주어진 힘듦을 이겨내며 성장을 한다.
중력을 이겨내기 위해,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등등.
그렇게 이겨내고 이겨내며 성체가, 어른이 되어간다.
어쩌면 이런 힘듦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면, 그래서 인생이 주는 힘듦에 끌려다닐 것이라면 우리는 굳이 어른이 될 필요가 없다. 그저 유아기적 사고와 신체를 가져도 그만이다.
하지만 제발로 일어나, 제손으로 자신의 인생을 조율하고 싶다면 우리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지금껏 살아온 당신이라면 알 것이다.
세상에 누구도 나와 같은 사람은 없고, 나의 마음을 결국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뿐이라는 것을.
모두의 보호를 받으며 예쁨 받는 아기라도 하루 종일 울기 바쁘다.
누구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니 알아 달라고 운다.
결국 우는날 없이 정말 편안함에 다다르려면 어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작고 큰 힘듦을 이겨내면서. 당신에게도 언제든 힘듦은 올 수 있지만 결국에 이겨내고 편안함에 이르길. 계속.